[창업의 시대] “공무원 대신 창업?” 정부가 띄운 ‘모두의 창업’, 진짜 판이 바뀔까

공무원·대기업 일변도 시대를 넘어, 창업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보다 도전, 정부가 전국민 창업판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혔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안정의 상징은 늘 비슷했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정해진 길을 잘 따라가는 사람이 칭찬 받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런데 이제 정부가 아예 방향타를 틀고 있다. 이름도 직설적이다. ‘모두의 창업’. 말 그대로 창업을 일부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할 수 있는 선택지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정부 설명만 보면 그림은 꽤 크다. 단순히 “창업해보세요”하고 끝나는 캠페인이 아니다. 전 국민 대상 창업 플랫폼을 깔고, 창업 인재를 발굴하고, 교육하고, 투자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여기에 5,000명의 혁신 창업가를 발굴하고, 선발된 창업 루키에게는 500억 원 규모 펀드를 통해 성장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붙었다. 쉽게 말해, “아이디어만 있으면 한번 판에 올라타 보라”는 신호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내기 시작한 셈이다.

 

 

(사진 = 모두의 창업 공식 홈페이지)

 

이 프로젝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서울 강남의 몇몇 스타트업만 밀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비수도권에서 70% 이상을 선발하겠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는 늘 “기회는 수도권에만 몰린다”는 불만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적어도 제도 설계상으로는 지역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3월 27일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에 개막 행사를 열며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는 분위기다. 예전 정부 창업정책이 다소 딱딱하고 행정 문서 같았다면, 이번'모두의 창업'은 훨씬 대중 친화적인 언어를 쓴다. 공식 플랫폼도 따로 열었고, K-Startup과 연계해 정보 접근성을 높였으며, 창업교육과 원스톱 상담 체계도 연결하고 있다. 최근에는 캠퍼스 투어 이벤트까지 열며 청년층 접점을 넓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제 창업을 “특수한 분야”가 아니라 “사회적 유행이자 기회”처럼 보이게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은 반드시 던져야 한다. 정말 창업 열풍이 만들어질까, 아니면 또 하나의 ‘지원사업 시즌’으로 끝날까.

한국에서는 늘 좋은 이름의 프로젝트가 많이 나왔다. 문제는 실행 이후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건 멋진 슬로건이 아니라, 매출로 이어지는 시장,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망, 복잡하지 않은 지원 체계다. 정부가 창업을 권하는 것 자체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다만 창업은 포스터와 행사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서류보다 현장, 홍보보다 후속 지원, 선발보다 생존율이 더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 경제가 더는 몇몇 대기업과 수도권 일자리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다. 정부는 이미 ‘K자형 성장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창업 중심 국가 전환을 내세웠다. 결국 '모두의 창업'은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라, “이제는 창업도 국가 전략이다.”라고 선언하는 상징에 가깝다.

 

(사진 = 연합뉴스)

결국 승부는 지금부터다. 국민이 이 프로젝트를 “또 정부가 하나 만들었네”라고 볼지, 아니면 “나도 한 번 해볼까?”라고 느낄지.

 

‘모두의 창업이’ 진짜 성공한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선 정부가 창업가를 심사하는 자리에만 서 있어선 안 된다. 함께 뛰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이름처럼 정말 모두의 창업이 될지, 아니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지는 이제 현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작성 2026.04.13 13:16 수정 2026.04.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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