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뉴스씬]
[뉴스씬 박수환 기자] 지난 6일 장마감 직후, 태성이 FC-BGA(반도체 패키징용 기판)용 기계장치를 68억9000만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공시했다. 상대방은 비공개지만 매출 21조8966억원짜리 전자부품 대기업이라는 단서가 남았고, 계약액은 태성 최근 매출의 18.2%에 해당한다. 그 자체로도 특징주 소재지만, 이 계약이 흥미로운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태성은 유리기판(글라스기판) TGV 장비 사업도 함께 벌이고 있다. 유리기판으로 바꾸면 칩 전력효율이 30%, 처리속도가 40% 이상 좋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SKC·LG이노텍이 2026~2028년 양산을 목표로 뛰고 있고, LG디스플레이도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뒤따라 들어왔다.
AI 반도체 패키징에서 유리기판을 둘러싼 움직임은 지난 석 달 사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6월 19일 제이앤티씨가 2.0㎜ 두께 TGV 글라스기판 세계 최초 개발을 선언했다. 9월 7일에는 필옵틱스가 같은 두께의 유리기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불량률 0ppm을 내세웠다. 그리고 9월 9일부터 열린 KPCA SHOW 무대에서, 태성이 선보인 건 다른 종류였다. 특정 두께의 완성품이 아니라, TGV 식각·세정·도금 등 공정 전반에 대응하는 장비 기술이었다.
같은 석 달 사이 세 회사가 보여준 성과는 성격이 다 다르다.
제이앤티씨와 필옵틱스는 '얼마나 얇고 완벽한 유리기판을 만들었냐'는 결과물로 '최초' 타이틀을 다퉜고, 태성이 내놓은 건 조금 다르다. 유리기판 전체 제조공정의 약 17개 공정에 이미 장비를 댈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고, 국내 주요 기판 업체들과는 장비 사양 협의까지 끝냈다. 결과물 하나가 아니라 '공정 전체'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숫자로도 뒷받침된다. 태성은 9월 4일 올해 누적 수주 2200억원 돌파를 발표하면서 글라스기판 장비도 이달 중 첫 신규 수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건 회사 전망이고, 양산 단계 수주가 확정된 건 아니다.
실적도 이 흐름을 받쳐준다. 상반기 매출 504억원, 영업이익 22억원. 2분기(매출 305억원·영업이익 31억원)만 떼어도 1분기보다 53% 뛰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379억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고, 작년 영업손실 25억원은 올 상반기 흑자로 뒤집혔다. 지난 7월 준공한 천안 신공장은 CAPA를 6~7배 키웠다.
이번 69억원 FC-BGA 계약은 유리기판과는 별개 사업이지만, 같은 시기에 두 사업에서 수주가 함께 쌓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눈여겨볼 만하다.
유리기판 신규 수주는 아직 회사 측 전망 단계지만, 9월 중 가시화 가능성을 회사가 직접 언급한 만큼, 유리기판 쪽에서도 곧 첫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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