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치료일기] “치료 방향을 함께 의논하고 싶었습니다”…직장암 4기, 이기자님의 3년 기록

다발성 폐·간전이 진단 후 이어온 항암치료…반응과 진행을 거듭하며 다음 치료를 찾다

방사선치료 이후 누공과 장루까지…통증과 회복의 어려움을 견딘 시간

다른 병원 자문과 다학제 진료를 거쳐 폐 방사선치료…다시 수술 가능성을 의논하다

안녕하세요. 이기자입니다.

2023년 8월 말, 건강검진에서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일산의 암센터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았고, 직장암 4기와 다발성 폐전이, 다발성 간전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치료가 어느덧 꼬박 3년이 됐다.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몸이 힘든 시간도 버틸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하곤 한다. 내 이름처럼, 닉네임처럼 말이다.

‘이기자.’

 

하지만 그 세 글자를 붙잡기까지, 그리고 지금도 붙잡고 살아가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첫 진료에서 들은 설명은 내게 너무 절망적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치료를 이어가더라도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처럼 들렸다.

 

나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진료가 사흘 뒤로 가장 빨리 잡혔다. 그렇게 김정은 교수님을 만났다.

첫 진료에서 교수님은 치료받으며 병을 관리해나가자는 취지로 말씀해주셨다.

 

내게는 그 말이 달리 들렸다.

‘치료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구나.’

일산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가 있는데 괜찮겠느냐는 질문에 답했다.

“교수님 믿고 치료받겠습니다.”

그렇게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첫 치료는 폴폭스와 아바스틴이었다. 약 10개월 동안 치료하면서 직장 원발 병변과 다발성 간전이가 CT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후 폴피리와 아바스틴으로 치료를 이어갔다. 원발 병변과 간전이는 계속 CT에서 보이지 않았지만, 폐에 있던 병변 중 오른쪽 아래의 한 병변이 점차 커졌다.

2.8cm, 3.5cm, 그리고 약 4cm.

 

다른 부위가 조절되고 있어도 마음을 놓기는 어려웠다.

다음에는 임상시험 치료에 참여했다. 내가 ‘애브비 400’이라고 기억하는 약이었다.

첫 영상검사에서는 문제였던 폐 병변의 가운데가 비어 보이고 테두리가 남은 모습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다음 검사까지 지켜보자고 하셨다.

 

‘이번 약은 내게 잘 맞는 걸까?’

기대했다.

하지만 약 6개월 뒤 검사에서는 그 병변이 다시 커졌다. 오랫동안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직장 원발 병변도 다시 확인됐다. 다행히 간전이는 여전히 CT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론서프와 아바스틴 치료를 받았지만, 두 사이클 뒤 다시 치료를 바꾸게 됐다.

그다음 약은 스티바가였다.

스티바가 치료를 이어가던 중 직장 원발 병변이 커지면서 통증이 생겼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직장 부위에 IMRT 방사선치료 13회를 받기로 했다.

 

나는 폐의 가장 큰 병변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당시에는 다발성 폐전이 상황에서 폐 방사선치료를 권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

 

직장 부위 방사선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이전과 다른 심한 항문 통증을 겪었다.

진료 때마다 통증을 이야기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충분한 답을 얻지 못했다. 아내도 함께 물었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덜 아플 방법은 없는지 알고 싶었다.

치료를 마친 뒤에는 혈변도 봤다.

 

그러다 샤워 후 통증이 있는 부위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확인하고 놀랐다. 항문 옆에 구멍이 생겨 있었고 고름이 나왔다.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후 대장항문외과 진료로 이어졌다.

 

그곳에서 누공이 생겼다는 설명을 들었다. 당시 의료진에게는 방사선치료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설명을 들었다고 기억한다.

고름을 빼기 위해 세톤 시술을 받았다.

 

시술 후에는 배액을 위한 고리가 걸려 있었다. 배변할 때 그 부위가 자극되면 통증이 너무 심했다. 걷기도, 잠들기도 어려운 날이 이어졌다.

 

처음으로 모든 것을 놓고 싶을 만큼 마음이 무너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지금까지 이렇게 버텼는데, 반드시 살아남아야지.’

이를 악물었다.

 

약 한 달을 견디다 다시 진료를 예약했다. 도저히 이대로 지내기 어려웠다.

 

통증을 줄일 다른 방법을 물었고, 장루를 만들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다만 누공 부위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나는 장루수술을 받기로 했다.

장루에 적응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세톤 고리를 제거하고 나서는 이전보다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누공은 아물다가 다시 터지는 일을 반복했다. 그때마다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회복할 틈 없이 치료를 이어가는 느낌이었다.

 

체중도 약 10kg 줄었다.

종양내과 진료에서 교수님은 많이 고생하고 있다며 몸 상태를 살펴주셨다. 간수치도 높아 항암치료를 일주일 쉬기로 했다.

 

일주일 뒤에도 수치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다시 휴식을 갖게 됐다.

그 무렵 다른 병원에서 폐 방사선치료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주치의에게 다른 병원 자문을 받아도 되는지 여쭤봤다. 교수님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주겠다고 하셨다.

감사했다.

 

이후 암행권의 샤샤아빠 형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세브란스병원 한윤대 교수님 진료를 예약했다.

외과 진료에서는 폐전이 상태를 먼저 평가하자며 흉부외과 협진을 잡아주셨다.

 

나는 한 가지를 더 부탁드렸다.

“다학제 진료를 받고 싶습니다.”

 

여러 전문과 의료진이 내 상태를 함께 보고, 치료 방향을 의논하는 자리에 참여하고 싶었다.

 

흉부외과 첫 진료에서는 오른쪽 폐 병변들에 대한 수술 가능성을 설명받았다. 가장 큰 병변을 절제하고, 다른 병변들도 수술로 치료하는 방안이었다. 왼쪽의 작고 깊은 병변은 지켜보며 관리하자는 설명도 들었다.

 

‘정말 수술이 가능할까?’

기뻤다.

 

하지만 다학제 진료에서는 다른 결론이 나왔다.

영상에서 흉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된다는 의견이 있었고, 당시 내 몸 상태로 수술받으면 회복이 어렵고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 시점의 결론은 수술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웠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을 말씀드렸다.

“여러 교수님과 제 치료계획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의논하면서 치료받고 싶습니다.”

전원을 요청했다.

 

집으로 돌아와 연락을 기다렸다. 몇 시간 뒤 종양내과 진료가 예약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새로운 병원에서 다시 치료 방향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전원 후 방사선종양학과 진료에서 내 생각과 바람을 말씀드렸다. 의료진은 자료를 검토하고 폐 병변에 대한 SBRT 치료계획을 세워주셨다.

오른쪽 폐의 가장 큰 병변에 세 차례 치료를 받았다.

이후 설명을 들으며, 나는 그 병변이 사라졌다고 받아들일 만큼 반가운 결과를 경험했다. 내게는 오랫동안 마음을 무겁게 했던 병변이었기에 더 기뻤다.

 

치료 반응을 바탕으로 림프절 병변에도 추가 방사선치료를 계획하게 됐다.

나는 다시 외과 교수님께 직장 원발 병변의 수술 가능성을 물었다.

폐전이 상태가 안정되면 수술계획을 논의해보자는 답을 들었다.

 

당장 수술이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앞으로의 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물론 어려움은 계속됐다.

 

최근에는 젤로다 복용 후 구토가 심해 응급실에 다녀왔다. 오랫동안 복용하고 사용했던 진통제를 내 판단으로 갑자기 중단한 일도 있었다.

 

그 뒤 오심과 오한, 식은땀, 불면과 불안 등 금단으로 느낀 증상까지 겪었다.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또 다른 고통을 마주하게 됐다.

내 치료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항암제를 바꾸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통증을 견디고,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묻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더 나은 치료 방향을 찾고 싶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 싶고, 의료진과 충분히 이야기하며 다음 걸음을 정하고 싶다.

 

두렵지 않아서 씩씩한 것은 아니다.

힘든 날에도 다시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이름처럼, 오늘도 나 자신에게 말한다.

‘이기자.’

 

앞으로도 좋은 치료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응원 부탁드린다.


 

※ 이 글은 대장암 환우 카페 ‘암행권’ 회원 일산이기자님의 2026년 9월 12일 게시글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의료진과의 대화, 치료 반응과 합병증에 관한 설명은 글쓴이가 기억하고 이해한 당시 경험입니다. 개별 병변의 영상 반응이 전체 암의 소실이나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원문의 진통제 임의 중단은 권장되는 방법이 아니며, 장기간 사용한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감량·중단은 처방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작성 2026.10.23 09:43 수정 2026.10.23 09:43

RSS피드 기사제공처 : 캔서뉴스 / 등록기자: 백이슬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AI부동산경제신문 부동산 30초 브리핑 2026년 10월 23일(금)
사장님!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신규창업vs인수창업?
AI광고 영상 제작부터 광고 송출까지 가능한 광고대행사 준콤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의 목소리를 담는 뉴스 더초이스
합법적 채무탕감 개인회생! 당신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개인회생상담 ..
️ 미국 핵심광물에 20억 달러 이상 투자…한국엔 위기일까, 기회일까? ..
인류와 지구의 더 나은 미래, 행동하는 환경 저널 '에콜로지 코리아(EC..
선무도 #골굴사 #전통무예 #친일반민특위
소상공인 동행-대경배관수리편-
권리금 분석은 어떻게?
더초이스 비즈니스 어워즈 고객의 선택과 신뢰를 공식적인 브랜드 가치로 증..
[준콤] 서오릉장어대장_엘리베이터광고_30초(2026)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 더블역세권 49층 2,008가구 대단지 주목!
KTX·SRT 하나의 앱으로 예약!코레일+#KTX #SRT #코레일플러스..
계좌의 내 돈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친환경 캐릭터 굿즈로 소비자 마음 사로ᄌ..
독립 운동가 김시현
요즘 비트코인 근황
유기농 유정란 가격 비교
서울 아파트값 86주째 상승 \'역대 최장\'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도는 어떻게?
허경환 유행어 총출동! 판촉물은 세종기프트
천재 강아지 다이빙
스프링힐스, 친환경 골프장으로 18ᄒ..
선무도 골굴사 #반민특위 #korean #독창성 #골굴사 #선무도 #..
해외부자들은 코인을 얼마나 들고 있을까? (2편)
귀농귀촌매뉴얼북이 PDF책으로 나왔습니다. 잎새영상
유튜브 NEWS 더보기

https://youtube.com/shorts/sKPghvw8N4g?si=mdrTykroYX6WXH9b

리더경제 기준금리는 연 3.00%에서 멈췄는데, 왜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논의https://www.leader-economy.kr/news/4778...

소방관 조문 때 \'응급 전용\' 주차한 민주당 의원 2명…김현·박정|지금 이 뉴스

국내외 명문대 가려면 S.F.Art를 기억하세요

더샵센텀스타 88평 인테리어 with 420 design studio

리더경제 울산 리드앤톡 영어도서관 남구무거센터 차소민 원장https://www.leader-economy.k...

학생, 진짜 괜찮은 애다.

안산대학 연합 유니온페스티벌 SPOT

민경선 시장의 탄원서에 대한 역질문 ④ 시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고양시의 공론화는 제대로 이루어졌습...

리더경제 프랑스시위 불씨는https://www.leader-economy.kr/news/475942#리더#...

리더경제 테슬라 로드스터가 공중에서 방향을 틀었습니다https://www.leader-economy.kr/n...

리더경제 ? 흉기를 든 남성 영화관으로 향하자 시민들은 의자를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 화마 앞에 먼저 섰던 고 김진석 소방위https://www.leader-economy.kr/ne...

배낭여행 다녀왔더니 1인 기업 대표가 되었다? 일본 배낭여행이 뇌과학과 AI를 만나 \'치유관광 1인 창업\...

리더경제 ️ 국세청장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임광현 https://www.leader-economy.kr/ne...

민경선 시장의 탄원서에 대한 역질문 ③ \'시장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고양시 행정\' 끝이 없는 불확실성,...

리더경제 신천지 민주당 가입 의혹https://www.leader-economy.kr/news/475157#...

리더경제 재정 구조를 지적하려던 ‘빨대’ 비유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일억 원 공천헌금’ https://www.leader-economy.kr/news/47507#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