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네일을 굳힐 때 사용하는 램프가 피부암을 일으킨다는 이야기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다. 자외선을 손에 반복적으로 쬐는 만큼 주의할 필요는 있지만,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구분이 필요하다. 세포에서 DNA 손상이 관찰됐다는 사실과 실제 이용자의 피부암 발생 위험이 확인됐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2023년 1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젤네일용 자외선 램프에서 나오는 빛을 사람과 생쥐의 배양세포에 조사했다. 그 결과 DNA 손상과 세포 사멸, 살아남은 세포의 유전체에 남는 돌연변이를 관찰했다. 램프의 빛이 세포에 생물학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pubmed.ncbi.nlm.nih.gov
그러나 이 연구는 네일숍 이용자를 장기간 추적해 피부암 발생률을 비교한 임상·역학연구가 아니다. 연구진도 배양세포 모델이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돌연변이 발생 과정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피부 조직의 구조와 실제 조사 조건이 다른 만큼, 실험 결과를 시술 한 번의 위험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Nature Communications
노출 시간도 중요한 차이다. 호주 방사선방호원자력안전청(ARPANSA)은 해당 연구가 세포에 20분씩 빛을 조사한 조건을 사용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네일 경화 과정의 개별 조사 시간보다 길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네일 램프에는 태닝 기기와 같은 수준의 피부암 역학 근거가 확보돼 있지 않아, 세포 실험을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ARPANSA
그렇다고 자외선 노출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젤네일 램프에서는 주로 자외선A(UVA)가 방출된다. UVA는 피부 노화와 피부암 발생에 관여할 수 있는 자외선이다. 미국 MD앤더슨암센터는 2025년 안내에서 현재 네일 램프가 피부암의 큰 위험요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도, 시술 때 손 피부를 보호하도록 권고했다. mdanderson.org
‘LED 램프’라는 이름만으로 자외선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LED는 광원의 방식에 관한 표현이다. 젤네일 경화용으로 판매되는 LED 기기에서도 자외선이 방출될 수 있으므로, 제품 명칭만으로 피부 보호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기의 종류와 조사 강도, 사용 시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health.harvard.edu
현재 근거로 ‘몇 번 받으면 암에 걸린다’거나 ‘한 달에 몇 회까지 완전히 안전하다’는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과거에 가끔 젤네일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피부암을 의심할 이유는 없지만,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용한다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램프를 쓰지 않는 일반 매니큐어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AD)는 젤네일 시술 전 손에 SPF 30 이상의 광범위·내수성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안내한다. 광범위 제품은 UVA와 UVB를 함께 차단한다는 의미다. 손끝만 노출되는 어둡고 불투명한 장갑도 대안으로 제시한다. 다만 장갑 밖으로 드러난 손끝과 손톱 주변까지 모두 가려지는 것은 아니므로, 보호 수단이 노출을 완전히 없앤다고 볼 수는 없다. aad.org
젤네일 관리에서는 암 이외의 문제도 살펴야 한다. 손톱이 얇아지거나 갈라지고 벗겨지는 증상, 손톱 주변의 염증과 감염이 생길 수 있다. AAD는 큐티클을 자르거나 밀어내는 행동을 피하고, 벗겨지는 젤을 억지로 뜯지 않도록 권고한다. 반복되는 손톱 이상이나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다면 네일로 덮어두기보다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aad.org
젤네일 램프 연구의 의미는 일상적인 미용기기에서도 자외선 노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데 있다. 세포 실험을 근거로 피부암 발생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손 피부를 보호하고 불필요한 조사 시간을 줄이는 실천까지 미룰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