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이혜지기자]

국내 극장 매출액이 올해 3분기 만에 1조 원을 넘어섰다. 관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극장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 사이에는 뚜렷한 온도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극장 매출의 성장이 한국 영화산업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7억 원, 관객 수는 9,689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5.9%, 관객 수는 28.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시장의 성장세가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 매출액은 3,7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7% 증가했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한 흥행작들이 상반기 극장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3분기에는 외국 영화의 강세와 한국 영화의 9월 개봉 집중 등이 겹치면서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7월부터 9월까지 한국 영화 매출액은 1,2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관객 수도 1,193만 명으로 15.2% 줄었다.
반면 외국 영화 매출액은 3,006억 원으로 56.4% 증가했으며, 관객 수도 2,803만 명으로 50.4% 늘었다. 특히 외국 영화의 매출 성장은 일부 대작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3분기 외국 영화 흥행 1위와 2위를 차지한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매출액 합계는 2,277억 원이다. 이는 3분기 외국 영화 전체 매출액의 75.7%에 해당한다. 두 작품의 흥행이 국내 극장에서 외국 영화의 성장세를 이끄는 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극장 매출 1조 원 돌파는 분명 국내 영화시장에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극장 매출의 회복이 곧 국내 영화 제작·배급 시장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관객의 극장 복귀가 다양한 한국 영화의 제작과 유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도 중요한 질문이다. 앞으로의 국내 영화 산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매출 총액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 작품별 흥행 편중, 제작·배급 환경의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