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왜란 당시 국난 극복의 주역이었던 서애 류성룡과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적 관계와 우정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서애학회와 동국대학교 여해연구소는 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애 류성룡과 여해 이순신의 위대한 만남'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두 인물이 맺었던 인간적 신뢰와 우정, 국난 극복 과정에서 발휘한 지도력과 역사적 역할을 학문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회식에서는 이진규 서애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이인재 여해연구소 이사장이 치사를 했으며,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았다.
이어 서재진 전 서애학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는 세 명의 연구자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류성룡과 이순신의 관계를 조명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장학섭 전북대학교 교수는 'Friendship의 전쟁사회학'을 주제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관계와 우정이 갖는 사회학적 의미를 살펴봤다.
두 번째 발표자인 노승석 여해연구소 교수는 '이순신의 생애 주기에 따른 류성룡과의 관계성 연구-건천동 인연에서 노량의 전사까지'를 발표했다. 이순신과 류성룡이 맺었던 오랜 인연을 이순신의 생애와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주제였다.
세 번째 발표자인 최종호 영남대학교 교수는 ''우도(友道)'로 국난을 극복한 '류이지교(柳李之交)'-서애 류성룡과 여해 이순신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두 인물의 우정과 상호 신뢰가 국난 극복 과정에서 지닌 역사적 의미를 조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인재 여해연구소 이사장, 이진규 서애학회 이사장, 백권호 서애학회 회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종합토론은 최재목 영남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영진 국민대학교 교수, 심재철 고려대학교 교수, 조현태 한중사과학회 교수, 최진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정승안 동명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두 인물의 역사적 관계와 학술적 의미를 논했다.
류성룡과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류성룡은 이순신의 능력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그를 전라좌수사로 천거했으며, 이순신은 뛰어난 전략과 지휘력으로 조선 수군을 이끌어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인물의 관계는 단순한 개인적 친분을 넘어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과 국가에 대한 책임감, 상호 신뢰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류성룡과 이순신의 관계를 정치사나 전쟁사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적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술대회 발표자와 토론자 대부분이 류성룡 관련 연구자들로 구성되고, 이순신 연구자는 노승석 교수 외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성룡과 이순신의 관계를 보다 균형 있고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서는 류성룡 연구자뿐만 아니라 이순신의 생애와 사상, 임진왜란 해전사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폭넓은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두 인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류성룡의 저술인 『징비록』과 이순신의 『난중일기』, 장계 등 관련 사료를 함께 검토하고, 정치·군사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학제 간 연구가 요구된다.
앞으로 서애학회와 여해연구소가 공동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이순신 연구자들의 참여를 확대한다면 두 인물에 대한 연구의 깊이와 폭을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430여 년 전 국난 속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두 인물의 우정과 신뢰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되돌아보고, 그 역사적 교훈을 현대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