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서안기자]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25년 등록된 코카인 관련 사망 건수가 처음으로 헤로인·모르핀 관련 사망 건수를 넘어섰다. 전체 약물 중독 사망률은 낮아졌지만, 코카인이 연관된 사망은 10년 전의 약 4배 수준을 기록했고 케타민 관련 사망도 역대 가장 많았다.
BBC가 전한 영국 통계청(ON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등록된 약물 중독 사망은 5519건이었다. 이 가운데 코카인이 언급된 사례는 1233건으로 전체의 5분의 1을 넘었다. 전년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역시 감소한 헤로인·모르핀 관련 사망 1210건보다 많았다.
코카인은 개별 물질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사망 사례에 연관됐다. 다만 아편계·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을 모두 합친 관련 사망 건수는 코카인보다 여전히 많았다. ONS는 실제 사망 시점과 등록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2025년에 등록된 사망을 집계한 것으로, 모두 같은 해 발생한 사망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체 약물 중독 사망률은 인구 100만명당 92.4명으로 전년의 93.9명에서 하락했다. 연간 사망률이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런던메트로폴리탄대에서 중독과 정신건강을 연구하는 제임스 모건 박사는 사망 규모가 여전히 높으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전체 약물 관련 사망이 2012년 이후 대략 두 배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잉글랜드 북동부의 약물 관련 사망률은 런던의 두 배를 넘었다. 사망 증가가 두드러진 곳에는 북동부와 웨일스, 요크셔·험버, 북서부, 이스트미들랜즈 등 과거 산업 중심지가 포함됐다. 모건 박사는 이들 지역이 1980년대부터 높은 빈곤과 실업을 겪었다며, 가난한 지역과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 사이의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 박사는 코카인 관련 통계에 다른 오피오이드나 위조 의약품을 함께 사용한 사례도 포함된다고 짚었다. 그는 코카인 관련 사망의 소폭 감소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2015년과 비교한 사망 규모와 헤로인·모르핀 관련 수치를 넘어선 점에 주목했다.
케타민이 언급된 사망은 115건으로, 2024년의 거의 두 배이자 10년 전 7건보다 크게 늘었다. 모건 박사는 가격 하락과 사용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배경으로 꼽았다. 청년층에서 케타민 의존과 방광 손상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는다는 보고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독 지원 자선단체 포워드트러스트의 마이크 트레이스 최고경영자는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인 니타젠 계열 약물의 확산과 코카인 순도 상승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니타젠은 헤로인보다 효력이 여러 배 강할 수 있으며, 영국에서 수백 건의 사망과 연관됐다.
영국 내 다른 지역의 통계도 증가세를 보였다. 스코틀랜드 국가기록원은 9월 발표에서 2025년 약물 관련 사망이 전년보다 11% 늘었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통계연구청은 5월 발표에서 2022~2024년 약물 관련 사망이 2021~2023년보다 7.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북아일랜드 수치는 서로 겹치는 3년 기간을 비교한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