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종양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가족은 낯선 병명과 치료 과정 앞에서 큰 혼란을 겪는다. 특히 ‘교모세포종’, ‘악성’, ‘4등급’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다른 장기의 암이 전신으로 퍼진 상황과 같은 것인지 걱정하기 쉽다.
그러나 뇌종양은 종류에 따라 성격과 치료가 크게 다르다. 교모세포종 역시 정확한 병리·분자 진단, 종양 위치, 신경 기능과 전신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치료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뇌종양과 교모세포종, 같은 뜻은 아니다
뇌종양은 뇌와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양을 통칭한다.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이 모두 포함되며,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전이된 ‘뇌전이’도 원발성 뇌종양과 구분해야 한다.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시작하는 악성 신경교종의 한 종류다. 주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윤하는 특성이 있어 눈에 보이는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미세한 종양세포가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수술 이후에도 추가 치료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다.
현재 분류에서는 성인형 교모세포종을 주로 ‘교모세포종, IDH 야생형, CNS WHO 4등급’으로 진단한다. 과거 ‘IDH 변이 교모세포종’으로 불렸던 종양은 현재 ‘IDH 변이 성상세포종, 4등급’으로 구분한다. 두 질환을 같은 병명으로 묶어 설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4등급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분류다. 다른 장기 암에서 원격전이를 의미하는 ‘4기’와 같은 개념은 아니다.
두통뿐 아니라 발작·마비·언어 변화도 살펴야
교모세포종의 증상은 발생 위치와 주변 뇌의 부종 등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두통, 구역·구토, 처음 발생한 발작,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 말하기나 이해의 어려움, 기억력·성격 변화, 시야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두통이나 기억력 저하만으로 교모세포종을 의심하거나 단정할 수는 없다.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갑자기 한쪽 몸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진 경우, 의식이 떨어지거나 발작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뇌졸중 등 다른 응급질환과의 구분도 중요하다.
진단은 MRI에서 시작해 조직·분자검사로 완성
뇌 MRI는 종양의 위치와 범위, 부종 등을 평가하는 핵심 검사다. 그러나 영상만으로 종양의 정확한 종류와 분자 특성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다.
가능하면 수술이나 조직검사로 확보한 조직을 분석해 진단한다. 수술 위험이 크거나 위치상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조직검사 중심의 접근을 검토할 수 있다.
주요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수술은 ‘기능을 지키면서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목표
교모세포종 수술의 기본 원칙은 ‘안전한 범위의 최대 절제’다. 말하기·운동·시각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와 종양의 관계를 살펴 제거 범위를 결정한다.
많이 제거하는 것만큼 수술 후 신경 기능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 종양이 넓게 퍼져 있거나 중요한 구조와 밀접한 경우에는 일부 절제나 조직검사가 더 적절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범위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치료가 부족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방사선·테모졸로마이드 병행이 초기 치료의 중심
새로 진단된 교모세포종의 대표적인 치료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경구 항암제 테모졸로마이드를 병행하고, 이후 테모졸로마이드 보조치료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방사선치료는 약 6주 과정으로 진행하지만, 모든 환자가 같은 일정으로 치료받는 것은 아니다. 고령이거나 활동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단축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단독 또는 증상 관리 중심의 치료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종양치료전기장(TTFields)을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교류 전기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방사선치료와는 다른 치료다. 적용 대상과 장시간 착용 부담, 피부 관리, 국내 이용 조건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치료 후 MRI 변화, 곧바로 재발을 뜻하지 않을 수 있다
방사선·항암치료 후 MRI에서 조영증강 병변이 커지거나 새롭게 보일 수 있다. 이 중에는 실제 종양 진행이 아니라 치료에 따른 변화인 가성진행이 포함된다.
특히 방사선치료 종료 후 초기 약 12주에는 가성진행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신경학적 상태와 스테로이드 사용량, 이전 영상, 필요 시 추가 검사와 추적 MRI 등을 함께 검토한다.
다만 증상이 악화되는데도 가성진행일 것이라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담당 치료팀의 평가가 필요하다.
재발 시에는 이전 치료와 현재 기능을 다시 평가
재발 교모세포종에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일 표준치료가 정해져 있지 않다.
병변의 위치와 범위, 이전 방사선치료, 재발까지의 기간, 활동 상태 등을 바탕으로 재수술, 약물치료, 재방사선치료 또는 임상시험을 검토한다.
베바시주맙은 미국에서 성인 재발 교모세포종에 승인된 약물이다. 다만 조영증강이 줄어드는 영상 변화에는 혈관 투과성과 부종 감소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영상 호전을 곧바로 완치나 생존 연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CAR-T·백신 등 연구 진행…표준치료와 구분해야
교모세포종에서는 CAR-T세포치료, 치료용 백신, 종양용해바이러스, 새로운 표적치료와 약물 전달 방식 등이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CARv3-TEAM-E T세포를 평가하는 INCIPIENT 연구는 교모세포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적정 용량 등을 확인하는 1상 연구다. 이러한 초기 연구의 결과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 효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임상시험 참여를 검토할 때는 정확한 시험번호, 신규 진단·재발 여부, 분자검사 조건, 스테로이드 사용 기준, 현재 모집기관을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 연구한다는 사실과 국내에서 실제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부종·발작 관리와 재활도 치료의 일부
교모세포종 치료에서는 종양을 조절하는 치료와 함께 일상 기능을 지키는 관리가 필요하다.
뇌부종에 대한 스테로이드 치료, 발작 조절, 운동·언어·작업 재활, 통증과 수면 관리 등이 포함된다. 스테로이드나 항경련제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치료팀과 조정해야 한다.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정서적 어려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교모세포종은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그러나 병명 하나만으로 개인의 경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목표를 이해하고, 종양 조절과 신경 기능 보존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선택지를 치료팀과 차분히 확인하는 과정이 환자와 가족의 다음 결정을 돕는다.




